2015'_체코+오스트리아

#3. 일요일의 비엔나

nomadism.kr 2021. 3. 1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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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여행기는 2015년 체코, 오스트리아 여행기 입니다.

 

비엔나의 첫날

 

밤늦게 숙소에 도착해서 일까?

나와 최여사 모두 잠을 설치듯 선잠을 자고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나는 간만의 여행이라 조금 설레기도 했었고 최여사는 인천-모스크바-비엔나 로 오는 동안 멀미약을 미리 복용한 탓에 비행기에서 계속 잠에 취해 있었기에 더더욱 깊은 잠을 이룰수 없었다.

 

"잠도 안오는데 일찍 나가볼까?"

 

최여사도 첫 여행이 무척 설레었는지 잠이 오지 않으면 좀 일찍 나서보자고 나에게 먼저 운을 띄운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이 시간에도 지하철이나 트램이 다니기 시작하지만 아직 어둑어둑한 탓에 좀 망설였다. 하지만 나도 잠을 더이상 이룰 수 없었던 터라 대충 씻고 숙소를 나섰다. 그 시간이 오전 5시 30분.

 


첫 아침식사, 맥크로아상

 

비엔나 숙소 바로 앞에 마이들링역이 있다.

이곳은 지하철역과 유럽 각국으로 연결되는 일반열차역이 함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트램과 버스도 지나다니기에 교통이 아주 좋은 위치이기도 하다

숙소를 나서니 아직 어둑어둑하다. 지하철역 근처에 새벽 5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하는 맥도날드가 있어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하였는데, 특이하게도 맥크로아상 이라는 메뉴가 있었다. 크로아상에 햄과 치즈를 넣은 것으로 커피와 함께 가볍게 먹기에 아주 딱인 메뉴였다.

첫 아침식사를 마치고 이제 지하철로 향했다


한적한 비엔나, 아! 일요일이구나

지하철역에 들어서니 너무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아주 한산했다.

지하철 역사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애완견을 델고 다니는 모습.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모습인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지하철 내부까지 애완견을 델고 타는 사람들을 이후에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아차! 오늘은 일요일이지....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성 슈테판 성당이 있는 곳이자 비엔나 최대의 번화가인 케른트너거리가 이어진 karlsplatz역 이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었는지 사람들의 모습은 드물었는데, 알고 보니 오늘이 일요일이었다. (한국의 일요일과는 달리 유럽의 일요일은 마트도 영업을 하지 않고 관광지 명소도 영업을 하지 않은 곳이 많다.)

아침 기온은 꽤 쌀쌀했고 외투를 가져오지 않은 탓에 급하게 첫 사진을 한장 찍고는 몸을 좀 녹이고 시간이 더 가길 기다리기 위해 근처 스타벅스를 찾았다.

아침 8시가 좀 안된 시간인데, 꽤 큰 매장임에도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잠깐 노트북으로 할일이 있기도 했기에 커피 2잔을 시키고 시간을 떼우기로 하곤 자리를 잡았는데, 그때서야 피곤이 좀 몰려오는지 최여사는 벽에 기대어 잠깐 취침을 취한다....

 

 


성 슈테판 대성당

스타벅스를 나와 케른트너거리를 조금 걸어가다보면 웅장한 건물이 보인다. 이 건물이 바로 유명한 성 슈테판 성당이다.

이곳은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치뤄진것으로도 유명하다. 원래 입장료가 있는 곳인데, 이른 시간이라 그냥 입구쪽에만 들어갔다가 바로 나왔다. 장시간 걸어야 하는 투어는 최여사에게 좋지 않기에 되도록 걸어서 구경해야 하는 곳은 자제가 필요했다.

뭐 우린 천주교신자도 아니고,

밖에서 바라보는 웅장한 모습만으로도 여기 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평온한 비엔나 거리

성당을 나와 보이는 길을 따라 걸었다.

무릎이 좋지 않은 최여사를 배려해서 아주 천천히 쉬엄쉬엄 걸었고, 중간중간 인증샷도 남겼다.

도심 한가운데에 마차가 돌아다니는 모습도 보였고, 너무 한산해서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이후 점심때쯤 되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화장실..화장실...

최여사와 함께 여행을 오기로 결심하면서 가장 걱정된 부분중의 하나가 바로 이동중 화장실 문제였다.

아시다시피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공짜로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어렵다.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지 않는 이상.... 심지어 패스트푸드점에도 동전을 내고 들어가야 한다.

아직 점심시간이 되지 않았기에 어디 식당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 소변이 급한 최여사를 위해 근처 맥도날드로 향했다. 역시나 여기도 동전을 넣어야 화장실을 갈 수 있는 구조다. 다만 뭔가를 주문하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코인을 준다. (바로 사진에 보이는 코인.)

최여사는 화장실을, 난 맥주한병을 홀짝 마셨다.

 


비엔나 시티투어버스

혼자 여행을 왔다면 절대 타지 않았을 시티투어버스.

다리 아픈 최여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시티투어버스 티켓을 끊었다. 시티투어버스는 karlsplatz역 근처 오페라하우스 뒷편에서 출발하며 다양한 시간대의 투어프로그램이 있다. 우린 1시간 30분짜리 버스를 탔는데, 시내를 돌다가 20분정도 잠깐 쇼핑을 하라며 세워주는 곳이 있었다.

시티투어버스가 20분 정도 잠깐 머무는 곳은 평범한 기념품 가게 근처였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제법 아기자기한 기념품점과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PUB같은 곳도 있었다. 아마 시티투어버스 회사와 연계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그냥 화장실을 다녀오고 특이하게 생긴 건물앞에서 사진만 찍고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비엔나 시티투어버스에는 한국어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

23번인가를 누르면 버스가 이동하면서 보이는 건물에 대해 한국말로 설명을 들을 수 있는데... 최여사에게는 참 다행이었다.

 


슈니첼을 영접하다

 

시티투어를 하고 오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아침 일찍 나선관계로 배가 무진장 고팠는데.. 첫 점심으로 비엔나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슈니첼(송아지까스?)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딱히 식당을 정한것이 아니라서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몇군데 식당중에 한 곳을 골랐는데 바로 Tunnel 이라는 곳이다.

Tunnel 이라는 식당을 가는 길은 꽤 멀었다. 더군다나 가는 길가에 위치한 식당들이 일요일을 맞아 모두 문을 닫은 모습이 보여 무척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끝까지 찾아간 보람이 있었는지...여긴 영업중이었다^^

Tunnel 이라는 식당은 규모가 그리 큰 곳은 아니지만, 브런치를 비롯하여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아서 학생들이 많이 찾는 식당이라고 한다.

메뉴판을 보니 슈니첼이 어떤건지 잘 몰라 웨이터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슈니첼 주문에 성공했다!

맛은...뭐랄까?

최여사의 말을 빌리자면 얇은 돈까스?

난 맛있게 먹었는데 최여사 입맛에는 별로였나 보다.

 

 


쉔부른 궁전

 

점심을 먹고 부지런히 걸어서 쉔부른궁전에 다다랐다.

너무 아침부터 나온터라 최여사가 살짝 피곤한 기색을 보였고 저 역시 시차 적응이 아직 안되서 피곤이 몰려오는 찰나였다. 그래도 쉔부른궁전은 꼭 한번 보고 가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로 잡아 보았다.

오전내내 약간 흐린 날씨였으나 궁전으로 가는 동안 날이 풀려서 햇살과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맞이할 수 있었다.

사실 쉔부른 궁전의 규모는 1~2시간에 둘러볼 규모는 아니다.

궁궐 내부를 투어하는 프로그램도 2시간 정도 소요가 되는 터라 과감히 포기하고 그냥 궁전 근처를 돌면서 사진만 드립다 찍어댔다.

우리 최여사 좋은 추억을 남기라고 다정스런 모자 포즈도 취해본다. (아..왜 이 사진을 찍을때 전 모자를 벗었을까....끄~응)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가이드 동반 궁전 내부 투어를 하지 못해 좀 아쉽기도 했지만, 아침 일찍부터 숙소를 나선 터라 더 이상 걷는 것은 최여사에게 무리일 듯 싶어 곧바로 숙소로 돌아오게 되었다.

참고로 내가 잡은 숙소는 쉔부른 궁에서 지하철로 3~4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였다.

숙소로 돌아온 시간은 약 오후 4시 경. 최여사는 급 피곤했는지 오자마자 숙소에서 취침을 취했고, 난 근처에 간단한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숙소 근처에는 마트가 3~4군데 정도 있는데, 오늘이 일요일인 관계로 문을 연 곳을 찾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맥도날드에서 물과 맥주를 사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라면이 이렇게 맛있을수가..

숙소로 돌아와 잠깐 잠에 든다고 했는데, 눈을 떠 보니 저녁 8시였다.

최여사는 언제 일어났는지 싱크대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서울을 떠나온지 2일 정도 되었는데 그 사이 한식이 그리웠는지 케리어에 가득 담아온 햇반과 라면, 소주와 반찬 등을 꺼내 한상 거~하게 차려주었다.

난 처음 알았다.

라면이 그렇게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그렇게 비엔나의 두번째 날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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